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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란 - 1 post

푸른 밤

푸른 밤    박소란


짙푸른 코트 자락을 흩날리며

말없이 떠나간 밤을

이제는 이해한다 시간의 굽은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볼수록

이해할 수 없는 일, 그런 일이

하나둘 사라지는 것


사소한 사라짐으로 영원의 단추는 채워지고 마는 것

이 또한 이해할 수 있다


돌이킬 수 없는 건

누군가의 마음이 아니라

돌이킬 수 있는 일 따위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잠시 가슴을 두드려본다

아무도 살지 않는 낯선 행성에 노크를 하듯

검은 하늘 촘촘히 후회가 반짝일 때 그때가

아름다웠노라고,


하늘로 손을 뻗어 빗나간 별자리를 되짚어볼 때

서로의 멍든 표정을 어루만지며 우리는

곤히 낡아갈 수도 있었다


이 모든 걸 알고도 밤은 갔다


그렇게 가고도

아침은 왜 끝끝내 소식이 없었는지

이제는 이해한다

그만 다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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