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시안 2 신해욱
시선이 얽혀버렸다.
당신이 지나치게
내 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먼 곳의 당신은 아직도
나를 사로잡고 있지만
또한 나에게로 육박하는
이 돌연한 미소.
내 얽힌 시선 속에서
당신은 배후와 독립적이다.
내가 멀리할수록
나에게로 오고
다른 방식으로만 당신은
물러서려 하지만
그러나 구도는 완결된 것.
어떤 치명적인 오류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시선이 이제는
나의 두 눈과 얽히고 있지만
같은 비율로 여전히
당신은 명료하고도 막막하다. 나는
눈을 놓는다.
色 신해욱
나는 과도한 색깔에 시달린다.
내가 나빴다.
좋아하는 것들이 많아져서
색깔을 훔치곤 했다.
천연의 것들.
인공의 것들.
미안. 너의 그림자도 건드렸다.
심지어는 물에게까지 그랬다.
색깔들이 불규칙하게 차올라서
나는 쉽게 무릎이 꺾인다.
나는 눈동자가 커다랗고
내가 너무
무거운 것이다.
그렇지만 좋은 것들은 정말 많고
네가 있고
나는 녹이 슬고
나는 호흡 곤란.
오래오래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