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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 - 1 post

야행 中

야행    편혜영


통증은 그녀에게 유일하게 남은 것이었다.


그녀는 갑작스러운 남편의 소멸을 지켜보며 죽음에 대해서는 비탄할 필요도 없고 어떤 애원도 소용없으며 증오를 품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그저 그렇게 될 일,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에 지나지 않았다.


그녀는 방 안 깊숙이 들어온 어둠의 농도를 살폈다. 일생을 통틀어 이만번도 넘게 검은 밤을 맞았을 텐데, 끊임없이 밤이 지나갔을 텐데, 어둠의 질감을 분간하고 그로써 시간을 짐작할 수 없다는 것에 조금 당황했다.


밤과 밤이 이만번쯤 지나가는 것처럼 긴 시간이었다.


통증이 오는 주기나 횟수는 예측할 수 없었다. 강도가 매번 짐작 이상이라는 것 말고는 통증에 대해서 확신할 수 있는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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