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Logout Link+ Admin Write

너라는 캔버스

너라는 캔버스    강기원


무엇이었을까

원래 네 모습은

너라는 캔버스 위에

덕지덕지 붙여 놓은

환상의 몽타주

새벽 안개의 눈동자

콧날 위 편백나무 숲

입술의 악보

곧은 두 다리 사이 바다로 난 철길

도무지 알 수 없는

텅 빈 네 이마

바라보며 얼마나 많은 것들

붙였다 떼었는지

아, 몰입의 아름다운 시간들

난 정말 몰랐을까

네 몸에 바른 풀들이

다 마르기도 전

깊이 떠낸 내 가슴의 조각들

낱낱이 흩어지게 된다는 걸

진짜인 널 바라보는 일이

날 죽이는 일과 같아서

오늘도 난

네게 덧입힐 그림을 찾아

세상을 뒤적이고 있다는 걸

1 2 3 4 5 6 7 8 ··· 72